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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12-18 (목) 17:11
서울아산병원, 생체간이식 20년만에 세계적 수준 '우뚝'
1994년 12월 8일. 선천성 담도폐쇄증으로 간이식이 아니면 살려낼 방법이 없었던 생후 9개월 아기는 18시간의 대수술 끝에 아버지로부터 간의 일부를 이식받는 데 성공했고, 현재 21살 건강한 대학생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생체간이식 성공 사례다.

신생아가 20대 청년으로 성장하기까지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간이식 치료기술도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했고, 그 결과 장기 생존율과 삶의 질을 보장하는 말기 간질환 최고의 치료법으로 완전히 정착될 수 있었다.

당시 간이식을 진행했던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1999년 1월 세계 최초의 변형 우엽 간이식 성공, 2000년 3월 세계 최초의 2대1 간이식을 성공시키면서 생체간이식 세계 최다 경험(3713례)과 최고 생존율(1년 97%)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매년 100명이 넘는 해외 의학자들이 수술비법을 전수받으러 병원을 찾고 있으며, 기증자 수술에 최소침습수술을 적용함에 따라 2008년 5월 국내 최초로 소아 생체간이식에 대한 기증자 복강경 간절제 수술을 도입했고, 지금까지 시행된 27건 모두에서 성공률 100%를 자랑한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황 신 소장(간이식 및 간담도외과)은 "국내 생체간이식 20주년을 맞아 94년부터 간이식을 받았던 소아 환자 280명의 이식 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1년과 5년 생존율이 각각 94.9%와 90.6%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에서는 10년 이상 생존한 환자도 무려 86.9%(243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들 중 재이식은 2건에 그쳤고 신기능 저하를 보인 환자는 7%, 고지혈증은 2.5%에 머무는 등 합병증 발생률이 극히 낮았다. 더불어 심리적인 불안정과 심각한 학습장애를 보인 환자는 전혀 없어 이식 후 삶의 질 또한 일반인 못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 소장은 "생후 1년 미만의 영아에게 간이식을 시행한다고 하면 흔히들 수술 결과에 의문을 품게 마련이지만 서울아산병원의 소아 간이식 환자 중 20년 생존자는 현재 2명으로 내년이면 4명, 내후년이면 7명이 된다"며, "이식 후 관리만 잘 하면 2~30년을 넘어 평생을 살 수 있다. 간이식은 더 이상 생존율의 문제가 아니라 평생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치료법으로 확립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과도 같다는 설명이다.

소아 간이식 성적이 안정기를 찾은 2003년을 기점으로 86.4%(1년)와 79.5%(5년)에 머물렀던 수술 후 생존율은 각각 95.4%(1년)와 95.4%(5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으며, 10년 생존율도 91.1%에 달해 세계 유명 소아간이식 센터들(1년 90%, 5년 85%)과 비교했을 때에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세계 의사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미국 의학커뮤니티 '업투데이트(UpToDate)'에서도 대표적 성공수술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특히 급성 간부전으로 이식 받은 소아 환자의 생존율이 매우 높아진 점도 이번 분석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급성기 환자에서 이식 후 생존율이 통상 60% 정도로 매우 낮은 데 비해 서울아산병원은 88%라는 매우 높은 생존율을 유지한다. 이식 후 간이식 중환자 전문팀의 집중치료와 환자관리 경험이 축적된 덕분으로, 이러한 수치가 국제간이식학회에 보고되면서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연방(UAE)은 급성 간부전 소아를 서울아산병원으로 바로 이송하고 있다.  

황 소장은 "다양하고 어려운 성인 간이식 수술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를 소아 간이식에 적용해 수술 시 문제점과 합병증은 거의 없다"면서 "기증자 간의 좌외측구역 절제로 아기에게 꼭 맞는 축소 간을 이식하고 있으며, 간정맥과 문맥 등의 혈관을 연결할 때도 녹는 실을 사용해 성장하면서 혈관이 커지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간이식팀 이승규 교수(간이식간담도외과)는 "다양한 생체간이식 수술방법을 개발한 것과 함께 발생 가능한 합병증에 대해 수술 전 정확한 준비와 계획을 세워 온 것이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면서 "지금까지 수술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은 절체절명의 중증환자들을 포기하지 않았음에도 수술 성공률이 매우 높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한편 김경모 교수(소아일반과)는 "간이식외과·소아외과·소아일반과·마취통증의학과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유기적 협진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바탕이 됐다"며, "2003년 이후 새로운 검사기법 등을 도입해 고질적인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고 조기치료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요인"이라고 꼽았다.

김 교수는 "현재 간에서 일어나는 부산물로 인해 장기가 손상되는 윌슨병 같은 대사성 질환자에서도 이식 후 생존율이 매우 높다"면서 "메틸말론산혈증과 같은 간외 대사성 질환을 겪고 있는 환아들에게도 간이식 확장을 통해 희망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안경진 기자  |  kjahn@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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